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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文 대북정책 … ‘통미봉남’ 돌파구 마련할까?한반도 정세 급변 예고 … 북핵 문제 전환점 맞나?
서정민 기자  |  seojm@daily-liber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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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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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보는 김정은’… 새 정부 시험하듯 또 기습 도발
안보실장에 통상전문가… ‘외교’ 중심 안보정책 시동
계속된 北 도발에 文정부 ‘유화정책’ 위축 가능성


갓 출범한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안보위기 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북한은 지난 14일 오전 5시27분쯤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불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깊은 유감을 표하는 동시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미사일을 쏜 평북 구성은 평양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내륙이며 올해 2월 12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을 시험 발사한 곳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NSC 모두 발언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UN 안보리 위반이다. 한반도는 물론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 행위다. 우리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정부 출범 나흘 만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함에 따라 새 정부의 대북정책, 한반도 외교정책 입지가 협소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文, 단호한 대응 의지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NSC를 통해 북한에 엄중한 경고를 통해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히는 한편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대화가 가능하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자주국방체계를 가속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단호한 대응’ 메시지는 대북제재의 고삐를 죄고 있는 미국 등 국제사회와 발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저강도 도발에 해당하지만 문 대통령 경고 수위는 높았다. 문재인정부의 우호적인 대북정책에 대한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태도변화’를 전제로 대화 가능성에 선을 긋고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여건이 되면 평양에도 가겠다”며 대화를 통한 안보위기 해결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북한이 미사일 도발로 새 정부의 위기 대응 수위를 떠보는 상황에서 ‘유화적인 정책’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만큼 한미 공동대응 기조를 유지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이 이날 NSC 회의에서 미국을 두 차례나 언급한 것 역시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토대로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임을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조한 것도 핵 문제를 비롯한 우리 정부의 대북관계 설정이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에 중심을 둘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말 이뤄질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재와 대화 병행기조, 단계적·포괄적 대북 협상 등 이전 정부와 차별화한 대북 정책 기조를 내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거나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다. 미국 안보 관련 매체들은 북한이 이미 핵실험 준비를 마쳐 놓은 상태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만 남은 상태라고 보도하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과 6차 핵실험은 한반도 국면을 완전히 바꿔 놓을 만한 중대 사안이다. ‘문재인표’ 대북정책을 제대로 펼치기도 전에 서랍 속에 넣을 수밖에 없게 된다.

외교·안보 인선 ‘고심’

이런 일촉즉발의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인선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지금까지도 외교안보 사안을 관장할 국가안보실장 임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주 내로 외교안보라인 인선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청와대는 지난 19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이라는 검찰 인사를 깜짝 발표했다. 앞서 청와대는 급박한 외교·안보 위기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국가안보실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직제개편을 단행했고, 안보실장은 외교와 국방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됐다.

하지만 안보실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박근혜정부 때 임명된 김관진 실장이 긴급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 참석과 문 대통령의 첫 국방부 방문 등을 수행했다. 김 실장에 대한 교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외교안보의 인선 기조와 콘셉트를 놓고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한이 확대된 안보실장 자리에 외교전문가와 군사안보전문가 중 누구를 앉힐 것인지를 놓고 고민한다는 관측이다. 인사의 방향에 따라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의 지향점을 가늠할 수 있다.

후보군 검증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드러나 문 대통령의 최종 결단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다만 다음달 말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외교안보 현안이 눈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번주로 예정된 차관 인사와 함께 안보실장이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후보군으로는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를 비롯해 정의용 청와대 외교안보TF(태스크포스) 단장, 위성락 전 러시아 대사, 황기철·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백군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안보실장 인선과 함께 외교·국방·통일부 장관 등의 인선도 뒤따르거나 '패키지 발표'가 이뤄질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안보라인) 인사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대통령의 고민과 생각이 굉장히 깊다"며 "어떤 대상을 놓고 맞다, 아니다 하는 그런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美, ‘북핵’ 국면 전환 가능성

한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조건이 되면 관여를 통한 평화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국면 전환 가능성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를 계승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지난달 '최대 압박과 관여'를 골자로 한 새로운 대북 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북한의 핵 무력 고도화 추진에 따른 도발과 위협에 단호하게 대응하면서도, 북한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일 경우 대화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북 공조의 궁극적 목표인 '북한 비핵화'를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걸고, 대북 봉쇄 전략을 펼쳤던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대화를 위한 '올바른 조건'에 관해서는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그중 많이 언급되는 것이 핵동결이다. 일차적으로 '핵동결'을 목표로 한 협상을 시작하고, 이를 통해 신뢰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비핵화 문제까지 의제를 확장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모든 핵 개발과 실험의 중단"을 언급한 것 또한 이러한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헤일리 대사는 이러한 발언이 대북 대화 재개 조건을 낮춘 것은 아니라고 부연하긴 했으나, 대화의 조건으로 '비핵화'만을 강조했던 이전 정부보다 유연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북한은 여전히 강경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했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제정신을 차리고 올바른 선택을 할 때까지 고도로 정밀화, 다종화된 핵무기와 핵타격수단들을 더 많이 만들어 시험준비를 다그쳐 나가라"고 명령했다.

북한의 여러 단체와 관영매체들도 "자위적 핵억제력과 선제타격능력은 어떤 정치적 흥정물이나 경제적 거래물이 아니며, 제재와 압박의 고삐를 최대로 조인다고 해서 포기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에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진용이 완전하게 구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7~8월쯤까지는 지금과 같은 북미 간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대미 협상력 극대화를 노리고,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선에서 핵 무력 고도화를 과시하기 위한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응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관측이다. 더불어 핵 문제는 미국하고만 협상하겠다는 북한식 '통미봉남'을 이번 기회에 타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북한은 남북관계와 무관하게 핵 문제는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으며,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핵은) 우리(북한)와 미국 사이에 논할 문제로, (남한) 괴뢰들이 끼어들 바가 아니다"라고 깎아내리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확실한 협상 카드로 만들려고 할 것이고,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ICBM을 가졌다고 인정하기 싫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입장 하에 북한과 미국은 본격적인 협상을 위한 힘겨루기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에 한국과의 관계 개선 없이는 대화할 수 없다고 한다면 북한은 핵 문제에 있어서도 남한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는 한미동맹과 남북관계를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공조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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